10월 16일 치러질 하반기 재보궐선거에 관해서 두서없이 아무말 썰풀이를 해보려고 한다. [서울특별시교육감]정당이 공천하지 않는 선거이지만 이 선거에서 진보 진영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이유는 오로지 학생인권조례이다. 교육감에게 교육 관련 조례의 재의요구권이 있다고는 하지만 국민의힘이 서울시의회 의석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에 큰 의미는 없다. 대신 조희연 체제의 서울교육청은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일단 '시간 끌기'가 작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 보궐선거에서 보수 교육감이 당선된다면 제일 먼저 이 소송부터 취하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이 벌이는 일들을 보아하니 대이변이 없다면 다음 지선에서 국민의힘이 서울시의회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
'조국신당'에서 '혁신당'으로총선 이전 신당 창당을 추진하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조국신당'이라는 이름을 쓸 수 없게 되자 차선책으로 '조국혁신당'이라는 말장난에 가까운 이름을 내세워 창당했다. 총선 기간 내내 '조국당', '조혁당' 등으로 불리는 것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던 조국혁신당은 총선 이후 '혁신당'을 정식 약칭으로 등록했다. 한때 '혁신'이라는 말은 오늘날 '진보'와 비슷한 의미로 쓰이기도 했고, 비명계 정치인들이 '혁신계'를 자칭한 적도 있다. 조국 대표가 이런 것들까지 의식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중요한 건 조국혁신당이 이제 '조국신당'이 아니라 '혁신'이라는 키워드로 스스로를 정의했다는 점이다. 대법원 판결이 나오진 않았지만 2심까지 유죄를 선고받은 조국 대표의 남은 정치생명은..
https://alook.so/posts/lat16wx 경기도 신도시는 정말 '진보적'인 공간일까? 22대 총선 최고의 이변의 선거구는 단연 경기도 화성시 을일 것이다. 수도권에서 손에 꼽히는 민주당 텃밭인 동탄신도시에서, 처음에는 여론조사상 2위를 지키는 것조차도 힘겨워했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42.41% 득표율로 민주당 공영운 후보(39.73%)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개인적으로 정치인 이준석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나 이 글에서 다루려는 주제가 이준석 개인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므로 생략한다. 일단 이 결과를 두고 화성시 을 유권자들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이준석의 깜짝 승리에는 이런저런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다. 공영운 후보 개인의 경쟁력 문제도 있었을 것이고, 화성시 을 유권자들이 특..
https://alook.so/posts/mbtBD2D 보수 평론가들의 유일한 희망이던 '한동훈 효과'는 왜 사라졌는가? 22대 총선 개표가 완료되었고, 더불어민주당(+민주연합)이 175석, 국민의힘(+국미래)가 108석을 획득하였다. 조국혁신당을 합하면 범 민주-진보가 총 187석을 획득한 셈이다. 여권의 개헌저지선 붕괴까지도 점치던 출구조사를 보고 나서 보니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하지만 객관적으로 이 스코어는 어떻게 봐도 여당의 기록적인 참패다. 안정적인 의회 과반을 확보한 역대 정부가 생각보다 별로 없었다지만, 그렇다고 5년 내내 제1야당에게 과반을 내준 채로 굴러간 정부는 헌정 사상 전무하다. 국민의힘의 승리 내지 선전을 끝까지 주장하던 몇몇 자칭 전문가나 평론가들의 얼굴이 떠..
https://alook.so/posts/OEtOyb5 '야권'의 여론조사상 승승장구에도 보이지 않는 '진보' 의제 문재인의 실패로 우경화된 공론장, 윤석열의 실패에도 회복되지 않는 이유는? 선거 승리 이후의 '진보'에 대한 민주당의 계획은 있을까 범야권의 승리≠진보의 승리? 22대 총선이 어느덧 코앞으로 다가왔다. 다수의 시중 여론조사는 여권의 대참패를 가리키고 있으며 고작 이틀 만에 여권이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킬 방법은 없어 보인다. 물론 보수 성향 평론가들의 희망사항대로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수많은 '샤이 보수'가 투표일에 대거 결집해 판을 뒤흔들지 어쩔지는 까봐야 알 일이므로 아직까지 결과가 확정된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조심스럽지만, 일단 대다수 사람들이 그 결과를 예상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로..
https://alook.so/posts/4XtOJPX 민주당의 보완재로서 진보정당의 가치 외부 권위를 빌려오는 '지름길'의 한계 '기후 총선'이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는 이유 양당제를 보완하는 소수정당의 의미 같은 제목의 글을 12월에 썼는데, 요지는 정의당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야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지 않았고 그것 때문에 지지를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해당 주장을 조금 보충하자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옹호자들 사이에서는 '비례대표 득표율에 가깝게 의석이 배분되어야 민심과 가깝다'는 것이 당연한 진리로 통용되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본다. 현재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은 더불어민주연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비례대표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들이 이재명의 민주당 대신..
https://alook.so/posts/kZtLWmB 김영주 연대기서울 영등포구 갑 김영주 의원의 정계 입문 전 커리어는 특이하다. 문재인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 지명 당시 기사를 보자. 그녀는 서울신탁은행(현 KEB하나은행) 소속의 실업 농구 선수였다가 부상으로 일찍 커리어를 접은 후 은행원으로 변신했다. 새 직장에서 그는 남녀 임금 격차를 체감하고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금융노조 부위원장을 지냈으며 1997년 IMF 외환위기를 전후한 각종 노동권 탄압에 맞서 노동운동의 최전선에 섰다. 2000년, 그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문한다. 18대 총선에서 영등포구 갑 선거구에 출마해 낙선했으나 19~21대 내리 3선에 성공한다. 이..
https://alook.so/posts/zvtZE1q 솔직히 나도 처음에 조국신당 창당 소식을 듣고는 지금의 소나무당(송영길 신당) 같은 예능 정당(...)을 예상했기 때문에 현 상황은 여전히 좀 얼떨떨하다. 하지만 현재 조국혁신당이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연합과 맞먹거나 가끔은 능가하는 비례대표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다. 왜 그런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나름대로 생각을 굴려보려 한다. 통계적 근거는 없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필연적 결말 일단 이 사단을 낳은 원흉은 전적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이다. 나는 연동형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는데, 그래도 그렇지 너무 만물을 네가 싫어하는 것과 연결짓는 것 아니냐고?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연동형..